암탉이 한 20일 쯤 알을 품고 있으면 계란 속에서 병아리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연약한 부리로 껍질을 쪼기 시작합니다. 이 병아리의 몸부림을 입구 변에 군사 졸을 써서 쪼을 줄(啐)로 표현합니다. 어미 닭은 귀를 쫑긋 세우고 병아리들의 움직임을 살피다가 소리를 듣고 밖에서 함께 알을 쪼아줍니다. 이것을 탁이라고 합니다. 쪼을 탁(啄)자입니다. 안팎에서 맞쪼아대는 것을 줄탁동시(啐啄同時)라 합니다.
세상에는 독불장군이 없습니다. 혼자 태어난 사람도 없고, 혼자 성공한 사람도 없고, 혼자 학문의 경지에 이른 사람도 없습니다. 반드시 병아리와 어미닭의 줄탁동시가 있어서 의미 있는 성취가 있는 것입니다. 가끔 자수성가했다는 말을 듣지만 정말 그럴까요? 또 성공한 사람은 노력한 사람이고 실패한 사람은 노력하지 않아서인가요? 사람들은 나름대로 혼신의 힘을 기울여 노력하고 삽니다. 그런데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그저 그렇게 살고, 다른 이는 처참하게 실패합니다. 적절한 시기에 돕는 사람이 있어서 노력이 빛을 발하고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발버둥을 쳐도 약간의 도움도 얻지 못해서, 또 내 방향과 도움의 방향이 어긋나서 실패하거나 열매가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알속의 병아리와 어미닭의 줄탁동시야말로 성공의 비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줄탁동시를 찾다가 뜻밖에 좋은 글을 발견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 지식 경영센타의 강신장 상무님의 강의 요약이었습니다. 양규봉이란 분이 올린 글입니다.
행복한 가정은 부부가 줄탁동시할 때 이루어지고, 훌륭한 인재는 사제가 줄탁동시할 때 탄생하며, 세계적인 기업은 노사가 줄탁동시할 때 가능한 것이다. 또 국가의 번영이나 남북관계 그리고 국제관계에도 줄탁동시의 이치를 공유하고 함께 노력할 때 성공과 발전이란 열매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줄탁동시를 이루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첫째는 내가 먼저 변화하기이다. 어느 방송국의 로고송에 있듯이 세상의 이치는 기쁨을 주고 사랑받는 순서이지 사랑받고 기쁨 주는 순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둘째는 경청이다. 어미닭이 아기 병아리가 부화할 준비가 되었는지를 알려면, 어느 부위를 두드릴 것인지를 먼저 시그널을 잘 듣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병아리에게 필살의 도움을 줄 수가 있고, 함께 기쁨을 만들 수 있다. 가족의 소리, 고객의 소리,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지 않으면 위대함이란 없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선물을 받는 것과 같다.”란 말이 있다.
셋째는 타이밍이다. 아무리 좋은 변화와 혁신이라도 상대방이 갈망하고 있는 때를 잘 맞추어야 한다.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일은 낭패를 본다. 넷째는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이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나의 노력이 항상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 . 내가 알의 안쪽을 쪼았다고 반드시 상대방이 바깥쪽을 쪼아주는 것은 아니다. 어느 경우엔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고, 상대방의 묵묵부답으로 온갖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수도 있다. 기업의 경우 필살의 노력으로 새로운 제품을 내었다 해도 늘 히트상품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줄탁동시의 묘는 기다림에 있다. 고객과 함께 진실의 순간을 만들기 위해 늘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과 밖, 명과 암, 너와 너. . . 이 두 가지가 만나 새로운 열정과 에너지를 창조하는 원리. 줄탁동시로 세상사는 법을 더 생각해 봐야겠다.
학교를 다니고,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받고, 상담을 받고, 요즘 유행어로 멘토링도 받는 것이 모두 홀로서기에는 벅찬 세상을 살아가는 비결이요, 내리사랑으로 받은 것을 나누어줌으로써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상생(相生)의 원리입니다. 더 나은 인생, 더 나는 세상, 더 나은 교회를 세우는 길이 모두 성공적인 줄탁동시의 원리의 실현에 달렸음을 봅니다. 옛 어른들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천국은 침노하는 자의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선 구하라, 두드리라, 찾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리하면 주신다고, 열어주신다고, 찾게 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모두 줄탁동시의 다른 표현이지요? 진리는 변하지 않고, 진리는 보편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디에서 와서 무엇을 위해서 살다가 어디로 가는 것인가? 인생의 심오한 문제의 해답을 찾는 가난한 심령에게 천국을 선물로 주시는 것이 줄탁동시입니다. 하나님께서 목마른 사람이 시냇물을 찾아 헤매듯 진리를 찾아,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과 목적지를 찾아 헤맬 때 십자가에 못 박힌 두 손을 내밀어주시는 것입니다.
주님을 기쁘시게 하면 원수하고도 화목하게 해주시는 것처럼 배우자를 기쁘게 할 일을 찾으면 사랑받게 되어 행복을 찾게 됩니다. 부모의 소원대로가 아니라 자녀의 은사와 재능과 열정에 따른 부모의 전적인 후원이 성공하는 자녀교육입니다. 나의 연약함과 비전을 가지고 무릎을 꿇을 때에 들려오는 세미한 음성이 나를 거룩하게, 성숙하게 하는 은혜입니다.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은혜를 누리세요! 축복합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