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들이 꼭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세계적인 갑부가 돈에 목을 매고 있어서 물었답니다. 얼마나 더 벌면 만족하시겠습니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고도 복잡했습니다. “조금만 더!” 그 조금이 얼마일까요? 아리송하지요? 또 행복한 사람들이 꼭 세상적으로 다 성공한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성공의 정의를 사람마다 달리 내리고, 나름대로 자기의 개념에 맞는 성공을 누리고 살아갑니다. 어느 목사님은 “성공이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존경과 신뢰와 사랑을 받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 정의를 접한 뒤로 저도 성공을 이렇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행복이란 자신의 삶에 대하여 만족스럽다고 느끼는 감정입니다. 그래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 중의 하나인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행복지수가 세계 최고이고, 미국이나 한국이 중간쯤 가는 이유일 것입니다.
조정민 목사님이란 분이 사람이 선물이다라는 책을 쓰셨는데 365개의 깨달음을 잠언 형식으로 정리한 책입니다. 그 중에 하나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스물에는 세상을 바꾸겠다며 돌을 들었고,
서른에는 아내 바꾸어 놓겠다며 눈초리를 들었고,
마흔에는 아이들 바꾸고 말겠다며 매를 들었고. . .
쉰에야 . . .
바뀌어야 할 사람이 바로 나임을 깨닫고
들었던 것 다 내려놓았습니다.
이 말이 제 마음에 단번에 깊이 박혀버린 이유들 중의 하나는 지난해에 어느 목사님과의 대화입니다. 50대 후반의 그 목사님이 제게 말했습니다. 황목사, 내게 솔직하게 말해줘. 당신이 볼 때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내 인생이 고달프고 힘든 것은 아내 때문도 아니고, 자식 때문도 아니고, 돈 때문도 아냐. 내 성격 때문이야. 이놈의 성격 때문에 내가 불행한 거야! 얼른 대답할 질문도 아니었지만 또 그렇게 쉽게 대답할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목사님이 문제의 본질에 다가갔다는 것은 틀림없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도와주는 짧은 글을 생명의 삶에서 발견했습니다. 김승동씨는 말합니다.
의학에서 최우선으로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이다. 그 무서운 암도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 . . . 마음의 세계에서 암에 해당하는 것은 교만이다. 이 교만 증후군을 스스로 파악해야 한다. 왜냐하면 겸손에 이르기 전까지는 그 어떤 성공과 성품도 불완전하며, 암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교만한 사람의 명성은 머지않아 날아가 버린다. 성공도 은혜도 그렇게 날아가게 된다. 세상에서뿐 아니라 최후에 하나님 앞에서도 그렇게 되어 버린다. 그렇다면 교만 증후군은 어떤 것인가? 바로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다. 세상은 악하고 자기는 공의롭다고 생각하는 습성, 자기는 절대 정직하다고 믿는 습성,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습성, 항상 자기가 결론을 내리려는 습성, 자기는 늘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습성, 화해하거나 용서하지 않는 습성, 감사할 줄 모르는 습성, 자기가 혼자 다 했다고 생각하는 습성. . . 이러한 성향이 농후하다면 성공과 영화로운 삶, 존경과 갈채는 영원히 내 것이 아니라 찰나적인 안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어가 내가 아닌 하나님인 인생을 살아야 한다.
내가 교만한 사람이라는 깨달음. 심오한 깨달음이지만 몹시 마음이 아픈, 그래서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내가 문제라는 것, 내가 모든 불행의 원인이라는 것, 회오리바람이 몰아치는 허허벌판에 혼자 던져진 느낌이며, 군중 앞에 발가벗겨진 채로 세워진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런 처절한 깨달음을 늘 외면하면서 살아온 세월동안 우리의 상처는 더 깊이 곪아갔습니다. 해맑은 미소의 아기가 나이 들면서 시들어가 가고, 짜증과 불평으로 변했다가 마침내 온 세상을 대항하여 혼자 싸우는 사람처럼 분노로 찌든 얼굴이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깨달음은 바로 이것입니다. 내가 바로 문제라는 것, 내가 바로 원인이라는 깨달음입니다. 내가 교만하다는 것, 내가 나를 불행하게 하는 주범이라는 것, 내가 언제나 내게 돌팔매질을 가장 심하게 해대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내 안에 죄가 있다는 것, 내가 어쩔 수 없는 죄가 나를 사로잡아 내가 가고 싶지 않은 길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런 처절한 깨달음과 솔직하고 겸허한 인정이 있기까지 예수님의 십자가는 그저 과거의 한 사건이며, 불행하게 죽어간 한 젊은이의 비극적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깨달을 때, 어느 날 내가 나의 참 모습을 발견하고 절망할 때,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끝까지 자존심 지키며 부인하고 싶었던 것을 시인할 때 드디어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사랑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 깨달음과 십자가가 만날 때에 구원이, 영생이, 거룩함과 위대한 인생이 꽃피게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은 이 깨달음이 있으십니까? 안에서부터 밖으로 변화시키시는 하나님의 기적이 시작되었습니까?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